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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사피엔스

jinist 2024. 3. 4. 12:26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며 다른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지만 그만큼 더 많은 허구를 믿는다고 말한다. 허구로 인해 우리의 인간 종은 협력하며 발전했다. 그리고 이어진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허구와 행복의 관점에서 인류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인류의 발전으로 인해 다른 생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인지혁명/농업혁명/인류의 통합/과학혁명 총 4부에 걸쳐 설명한다.
 
 

인지혁명

침팬치와 같은 유인원의 경우 사회적 본능으로 집단을 형성하지만 규모가 커지면 체제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무리가 쪼개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제국부터 현재까지 우리는 수백만 명 수억 명이 협력해서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책에서는 그 비결을 허구의 등장으로 보고 있다.
 

우리 언어의 진정한 특이성은 사람이나 사자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에 있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허구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집단적으로 함께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만들어낸 종교적 신화와 국가적 신화, 법적인 신화를 함께 믿으며 힘을 합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적 사회제도도 이러한 기반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우리는 물리적인 실체가 없는 회사를 존재한다고 믿으며 인권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고 실재하지 않는 종교를 믿는다.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이 창조한 것을 가상의 실재라고 말한다. 거짓말과 달리 가상의 실재는 모든 사람들이 믿는 것을 말하며 공통의 믿음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협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세상의 대형 동물 중 인간이 초래한 대홍수에서 살아남는 것은 오직 인간 자신과 노아의 방주에서 노예선의 노잡이로 노동하는 가축들뿐일 것이다.

 
이야기를 지어내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피엔스들은 그 어떤 동물보다도 파괴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인지 혁명 이전의 인간종은 아프로아시아에서만 생활했다. 하지만 사피엔스는 바다라는 벽을 뚫고 멀리 퍼져나갔고 사피엔스가 정착하는 곳마다 대형동물들의 멸종으로 이어졌다.
 
 

농업혁명

확산된 농업혁명으로 인해 농부들은 이전의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지만 더욱 어렵게 살았다. 밭을 가꾸기 위해 마을에 영구히 정착하게 되어 번식에는 유리했으나 이웃의 습격이나 가뭄, 곡식의 병등으로 마을이 위협을 받을 경우 피난민들은 굶어 죽기도 했다. 농업혁명은 인간의 생활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드려 했던 것이었으나 더욱 많은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있게 만들었다.
 

어느 종이 성공적으로 진화했느냐의 여부는 굶주림이나 고통의 정도가 아니라 DNA 이중 나선 복사본의 개수로 결정된다.

 
이처럼 우리의 종이 진화적 성공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지만 성공을 나타내는 것들은 우리의 개개인의 고통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인간이 가축화한 동물들도 마찬가지로 동물들의 진화적 성공은 개별 개체의 고통과는 별개이다.
 
 

상상의 질서는 중립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상상 속의 질서를 신뢰하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으면 효과적으로 협력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인간들이 만든 규범과 질서를 상상속의 질서라고 표현하는데, 역사상의 유명한 신화로 예를 들면 함무라비법전과 미국 독립선언문이 있다. 바빌론인들은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고 믿지만 미국인들은 인간은 평등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사피엔스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신화이며 객관적인 타당성은 없다.
 
모든 상상의 질서는 스스로가 허구에 근원하고 있는 것을 믿지 않으며 자연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침략자들은 자신의 지위와 정체성을 잃을까 두려웠고 권력을 빼앗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위계 질서를 만들고 차별하기 시작했다. 한번 굳어진 상상의 질서는 쉽게 사라지지 않기에 노예가 해방된 이후에도 인종차별은 계속 유지되었다.
 
 

인류의 통합

농업혁명 이후 인간사회는 점점 더 규모가 크고 복잡해졌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신화는 수백만 명을 협력하게 만들었다. 이 신화들은 질서를 만들어냈고 출생 직후부터 길들여져 하나의 본능을 창조했다. 이런 인공적인 본능이 모인 것이 문화이다. 문화는 변화를 피할 수 없으며 환경의 변화나 이웃 문화의 접촉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돈 또한 물질적 실체가 아닌 집단적인 상상의 산물이다. 돈은 먹을 수도 없고 도구로 사용될 수 없다. 하지만 돈이 내재적인 가치가 없는 허구라고 한들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있는 것이기에 강력한 힘을 가진다.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키는 매개체다.

수렵채집인들은 인간과 다른 동식물을 동등하게 여겼던 반면 농업혁명에서 생겨난 종교는 인간과 신의 지위를 높이고 다른 동식물은 지위를 잃게 만들었다. 그 결과, 종교를 지키기 위해 수백만 명을 학살하기도 했고 심지어는 같은 신을 믿지만 해석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신을 섬기지 않고 자연법칙을 기반으로 형성된 종교에는 불교가 있는데 저자는 자연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또한 하나의 믿음이며 종교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기독교에서 신의 정의를 두고 여러 분파가 나뉘어 다투는것 처럼 우리는 인간성의 정의를 두고 다투고 있으며 인권, 집단 사회주의, 나치의 국가 사회주의도 인간성의 정의를 두고 나누어진 분파들이라고 말한다.
 
 
 

과학혁명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었다.

 
 
과거의 제국인들은 자신들이 이미 세상을 전부 이해하고 있다고 믿었고 새로운 지식의 습득을 가치 있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의 과학은 무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덕분에 생겨날 수 있었다. 무지의 인정은 새로운 탐구로 이어졌고 탐구로 얻은 지식으로 인류는 새로운 힘을 얻었다.
 
 

우리는 더 행복해졌는가?

저자는 인류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가 더 행복해졌는지 묻는다. 전쟁과 폭력이 줄고 의학이 발달해 우리는 이전보다 더 오래 살게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가 수렵채집인의 사피엔스보다 더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릴 순 없다. 또한 특정 국가의 중산층이 아닌, 인류만이 아닌 지구 전체의 생명체들의 입장에서 더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행복은 내면에서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이 반드시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미래에도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모른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또다시 불평등을 초래하게 될 수 있다. 우리의 미래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그러니 우리는 앞으로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 가"가 아닌 "무엇을 원하는가"를 질문해야 할 것이다.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있던 책이었는데 밀리에 이 책이 떠서 바로 읽었다. 읽을 예정으로만 두고 좀 나중에 읽으려 했지만 서비스 종료 될까 봐 얼른 읽었다.. 다 읽기까지 2주 정도 걸렸는데 읽고 보니 이 책은 빨리 읽기엔 아까운 책이었다..
 
인간의 종의 탄생과 인류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루지만 단순히 역사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같은 흥미로운 관점으로 인류를 해석해서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현재 기독교는 아니지만 교회를 다녔던 사람으로서 종교를 다루는 파트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내가 믿고 있던 모든 것들이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니 모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현재의 우리가 있기까지 인간이 얼마나 파괴적으로 살아왔는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현재의 우리는 여전히 이익을 위해 다른 동물들을 희생시키고 발전을 쫒느라 잃어가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책에서는 분명 과거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과거와 현재의 본질적인 과정과 결과는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행복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주제지만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과거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진 못했어서 신선했다. 또한 이를 통해 현재 나의 행복에 대해 생각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앞으로의 나의 행복에 주된 영향을 줄 지 아직 확실하게 결론 내리긴 어렵지만 앞으로 나에게 다양한 질문들을 던져보며 더 알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후반부에서는 역사적종교적 지식이 부족해서 온전히 이입해서 읽기엔 어려움이 있었긴 한데, 전반적으로 역사적인 근거와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이 책을 통해 인류 역사의 큰 줄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생각의 틀을 많이 깨준 책이기에 인류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우리에 대해 깊게 알고 싶은 사람들은 꼭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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