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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인류세: 인간의 시대

jinist 2024. 1. 24. 00:04

 

 

 

 

인류세

 

인류세는 인류의 활동으로 기후적인 변화와 생태계적인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의미한다.

노벨상 수상자인 네덜란드의 대기과학자 파울 크리스천이 처음 제시한 용어이며 아직 공식적인 지질시대로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그 시대가 시작하는 시점은 언제로 할 것인지, 그 증거는 무엇인지 등 오랜 시간 논의되어 왔다.

공식적인 현재의 지질시대는 신생대 4기 홀로세이다. 홀로세는 1만 1700년 전에 시작되었는데 지금의 지구는 인류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되었고 이제는 인간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면서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라는 용어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식용 닭은 인류가 생물권을 바꿔놓은 상징으로서 지표화석이 될 만하다.

 

지질시대에는 대표 화석이 있다. 고생대의 대표적 화석은 삼엽충, 중생대에는 암모나이트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대표적인 화석은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닭뼈가 유력한 후보이다. 닭은 일 년에 약 658억 마리가 도살된다. 닭은 식용닭으로써 급속하게 성장했고 그 성장에 따른 형태의 변화, 뼈의 다공성, 유전자의 변이 등 그들의 생명 작용은 인간에 의해 크게 바뀌었다. 닭뿐만 아니라 지금 시대에 사는 생명들은 인간에 의해 바뀌어가고 있고 인간으로 인해 터전을 잃어 버티지 못한 생명들은 멸종되어가고 있다.

 

 

한국인도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거의 효과가 없다. 보통 사람들은 재활용이라고 하면 분류해서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저 수집 단계일 뿐이다. 플라스틱은 값이 워낙 싼데 재활용을 한 제품이 더 싸야 하기 때문에 수지 타산이 맞지 않다. 플라스틱이 처리되는 비율은 재활용이 9%, 소각이 12%, 폐기가 79%이다. 1950년 이후로 65년간 플라스틱 83억 톤을 생산하고 그중 63톤이 버려졌다. 육지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바다에 모여들고 해류를 따라 플라스틱 섬을 만든다. 그리고 이 플라스틱들은 오랜 기간 사라지지 않고 잘게 부서지고, 생물들에 의해 쪼개지고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인간의 체내에 들어온다.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

 

 

만약 당신의 집 욕조가 물로 넘친다면 물걸레로 바닥을 청소할 겁니까,
아니면 수도꼭지를 잠글 겁니까?

 

인류로 인해 발생한 쓰레기들을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의 답은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사용을 줄이고 전기 사용을 줄이고 자동차를 덜 타면 된다. 하지만 이 해결책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개인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해 왔고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다. 과연 앞으로도 인간은 경제 발전과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을까?

 

 

그저 우리는 어떤 일들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불러와요.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어요

 

칠레 본토에서 약 3500킬로미터 떨어진 이스터섬에는 한때 수만 명의 인구가 살았다.

무게가 200톤 넘는 석상을 만들어서 옮길 정도로 문명이 발달했지만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숲을 없애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숲을 없애면서 사라진 나무들로 자원이 부족해졌고 기후 조건과 전쟁이 맞물려 붕괴되었다. 그리고 몇 백 년 후 유럽인들이 섬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것은 소수의 원주민과 모아이 석상뿐이었다. 그리고 이 모습은 미래의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인류세의 “세”가 지질시대를 의미하는 줄 모르고 인류에게 부과하는 세금 같은 것인 줄 알았다.

무작위로 지구의 자원을 사용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에게 멸종이라는 세금 징수를 하지 않을까.. 했는데 뜻은 다르지만 다루는 내용은 생각했던 것과 비슷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지질학적인 내용과 통계를 기반한 사실들을 통해 환경 문제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나가서 재밌게 읽었다. 다큐형식의 책은 처음 읽는데 중간중간 사진이 있어서 더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자연과 동물들의 터전이 인간으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책에서 가볍게 던지며 지나가는 말들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느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각하고 있어야 하는 이야기,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던 현실을 꺼내어서 눈앞에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최근 독립을 하게 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이 플라스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배달 음식,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더라도 마트에서 장만 봐와도 포장부터 플라스틱이 한가득이다. 우리의 일상에는 너무 많은 곳에 플라스틱이 있고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완전한 대체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결론은 책에서 나온 것처럼 편의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지만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보단 '변해야 한다'라고 생각을 하려고 한다.

 

이 외에도 이 책을 기회로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해 고찰해 나갈 있어서 좋았다. 인류세와 관련된 책이 밀리에 더 있었는데 관련된 다른 책을 하나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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